오랜만에 책을 산 날.
학교다닐때는 책 읽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20살이 되면서 생각이 좀 바뀐건지 아니면 항상 보던 교과서를 안봐서 글자가 보고싶어진건지 책을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마침 오늘 코엑스에서 전시회를 볼 일이 있어서 수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강남 교보문고를 들렀다.
오랜만에 방문한 교보문고는 여전히 엄청난 규모였고, 뭔가 더 예뻐진것 같기도했다.
책을 읽고싶기는한데, 어떤 책을 살 거라고 정해놓지는 않아서 몇 바퀴 돌면서 책을 둘러봤다. 베스트셀러 칸에는 요새 이슈인 '82년생 김지영'이 있었고, 믿고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책도 있었다.
픽션으로 구성된 소설보다는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책이 읽고싶어서 좀 더 둘러봤는데, 3권 정도가 눈에 띄었다.
첫 번째는 이기주 작가님의 '말의 품격'이라는 책이었다.
'나는 인간의 말이 나름의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마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
책 뒷쪽에 본문이 조금 나와있었는데, 이 문장이 꽤나 인상깊었다.
두 번째는 김혜남 작가님의 '당신과 나사이'라는 책이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동안 학교생활을 해왔고, 이 생활에서 친구라는 존재는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함께하고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그 생활을 벗어난 지 1달이 조금 넘은 나로서는 아직 사람과 사람간에 형성되어야하는 적정거리를 가늠하지 못하는데, 이 책이 기준을 설명하고 있어 눈에 밟혔다.
세 번째는 김윤나 작가님의 '말그릇'이라는 책이었다.
'말의 품격'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책이었는데, 단순히 인간관계에 있어 지양해야할 말투와 지향해야할 말투를 소개하는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성격을 통해 현재의 말투가 형성된 계기를 분석하고 개선할 부분을 제시하는 책의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평소에 말을 할때, 나 자신을 좋게 포장하고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강조하고는 했는데, 이 부분을 개선하고 싶어서 세 권의 책 중에 '말그릇'을 구매했다.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않아서 아직 배워야할 것도 많고 스스로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아서 책을 읽을시간과 에너지가 많지는 않지만, 꼭 힘을내서 나를 좀 더 좋게 고쳐나가고 싶다.